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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환자4

말기암 환자의 줄어드는 활동 제니는 원래 활동적인 편이 아니었다. 사실 난 나보다 더 비활동적인 사람을 본 건 제니가 처음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때에도 난 일주일에 한 번 장 보러 나가는 것이 나의 외부활동의 전부였는데 제니는 한 달에 많으면 두어 번 장을 보는 정도였다. 폐암을 진단받기 전에 말이다. 오히려 폐암 진단 후 외부활동이 잦아졌다. GP (General Practitioner 주치의)도 주기적으로 찾아가야 했고, 한 달에 한두 번은 암 전문의도 찾아갔으며, 나와 함께 장을 보고 약국에 가는 것은 하나의 큰 즐거움인 듯 보였다. 약국에 가면 구입했던 커다란 젤리빈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렇게 평소와 다르게 외부활동을 나름 열심히 했던 제니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장 보러 가는 기쁨 앞서 말한 것처럼.. 2023. 6. 22.
폐암 말기 2주 선고를 받고 마지막 날은 다가오지만 좋은 날도 있다 제니가 1월 말과 2월 초 사이에 2주 정도 남았다는 말을 들었으니 2월 중순 즈음은 2주가 다 되어가는 시기였다. 보호자인 나는 마음이 불안하면서도 딱히 상태가 나빠지지 않는 제니를 보고 안도하기도 하고 이러다가 예고 없이 쓰러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종종 들면서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지, 대비를 할 수는 있는 것인지 등을 혼자 생각해보곤 했다. 같이 살며 매일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기에 며칠 또는 몇 주 만에 본 사람에 비해 오히려 내가 상태가 나빠지는 것을 덜 느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며 의사의 말만 믿고 며칠 내에, 또는 일주일 이내에 제니의 마지막을 맞이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내 머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흔히 마지막 며칠을 생각하면 침대에서 거동도 못하거나 뼈전이로 인한 엄청난 .. 2023. 4. 26.
피하지방주사 그리고 봉와직염의 역습 Intima라고 부르는 피하지방주사는 지방층에 주사 바늘을 삽입해서 모르핀, 미다졸람 등의 약을 필요할 때마다 통증 없이 삽입된 바늘관으로 투약할 수 있는 말기암환자의 친구 같은 존재이다. 팔, 다리, 배 등의 지방층에 삽입을 하면 되는데, 길면 1주일 이상도 사용할 수 있고, 교체 방법이나 삽입 방법도 쉬운 편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피하지방주사에 대한 이야기를 제니의 예를 들어 해보려고 한다. 피하지방주사의 역할 피하지방주사는 지방층에 주사기를 삽입해서 수일간 바늘로 찌르는 고통에서 해방해준다. 이 주사기가 없다면 매번 모르핀이나 미다졸램을 바늘로 찔러 투약해야 하는데 이 주사가 삽입되어 있으면 주사를 찌르는 고통 없이 삽입관을 통해 약을 투약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도 좋고, 투약하는 사람도 상당.. 2023. 3. 29.
폐암 뼈전이가 환자에게 주는 공포감에 대하여 제니는 멜번에서 폐암 진단을 받았다. 펫씨티를 찍고 암이 척추, 왼쪽 고관절 및 허벅지에 많이 전이되었고, 오른쪽 엉덩이뼈 근처에도 전이된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그 때에서야 제니와 나는 왜 제니가 최근 몇 달 동안 허벅지가 자꾸 아팠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제니는 숨찬 것은 간호사로서 N95 마스크를 끼고 일함과 동시에 갱년기로 인해 엄청난 땀을 흘렸기 때문에, 관절이 아픈 것은 갱년기 증상 중 하나로 치부해 버리고 어차피 병원에 가봤자 별다른 처방을 안 해줄거라 생각해서 병원에 가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폐암과 뼈전이로 인한 증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제니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유방암 뼈전이로 2년 정도 투병을 하시다 50대 말에 돌아가.. 2022.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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