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환자의 목마른 증세 갈증에 대해

제니는 언젠가부터 목이 무척 마르다고 했다. 암을 발견하기 전, 그러니까 제니는 원래 물을 거의 마시지 않았다. 3년을 같이 살면서 제니가 물을 마시는 것을 손에 꼽게 본 것 같다. 커피를 하루 종일 마시는 습관이 있어서 아무래도 물을 안 마셨던 것 아닐까 싶다. 그랬던 제니가 커피를 계속 마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이 마르다고 했다. 완화의료 방문 간호사들은 말기암 환자에게서 목마른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고 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말기암과 목마른 증상 그리고 완화 방법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말기암과 갈증, 목마름의 상관관계

2022년 3월 18-19일 투약일지

한 연구에 따르면 암으로 인해 구토를 하거나 섭취가 감소할 경우, 위염 등은 갈증의 정도와 상당한 관련이 있다고 했다. 또한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 마약성 진통제 등도 목마름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목마름, 갈증이라는 증상은 말기암 환자에게서 상당히 자주 보이는 증상 중 하나로, 수분부족, 일반적인 몸 상태의 약화, 위염, 구강으로 숨쉬기 그리고 마약성 진통제 복용 등과 관련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제니는 아무 치료를 받지 않아 제니와는 상관이 없는 이야기지만,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하는 암환자에게서도 갈증 증상이 상당히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항암의 부작용 - 발열, 설사, 구토, 소변 빈도수 증가 - 등으로 인한 증상이라고 한다.

갈증 해소 방법

병원에 입원해 있거나, 통원치료를 하는 경우라면 병원에서 수액을 맞음으로 해서 갈증 증세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제니처럼 집에서 진통제만으로 남은 여생을 살기로 한 경우는 민간요법 같이 갈증을 완화해 주는 음식, 음료 등을 추천한다.

호주 완화의료 팀이 제니에게 추천한 방법은 파인애플 조각을 입에 잠시 물고 있는 것이었다. 파인애플은 호주에서 구하기도 쉽고, 냉동 파인애플 조각도 있기에 날씨와 상관없이 슈퍼마켓 어디에서나 구입할 수 있기에 제니도 추천을 듣자마자 파인애플을 사러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제니가 원래 과일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기에 정말 목마를 때만 파인애플을 먹었는데 제니에 의하면 갈증을 해소하는 효과가 상당히 크다고 했다. 파인애플 조각은 갈증 해소 외에도 쓰디쓴 클로나제팜 용액을 먹을 때도 도움이 되었다. 파인애플에 용액을 두세 방울 떨어뜨려 먹으니 쓴맛도 줄어들고 갈증도 해소할 수 있어서 하루에 2-3번은 그런 식으로 갈증도 해소하고 약도 복용했다.

나중에 제니가 고형 음식을 포기한 이후로 파인애플은 파인애플 주스로 대체되었다. 많이 마시지는 않았지만 늘 파인애플 주스를 손에 쥐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갈증은 제니가 죽는 순간까지 따라다니는 것 같았다.

갈증은 어떤 고통을 줄까

제니처럼 스스로 먹고 마실 수 있는 상태에서의 갈증은 불편함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극한의 갈증까지 가기 전 물, 음료, 과일 등의 섭취로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의 마지막에 가서 느끼는 갈증은 매우 불편함 또는 고통에 가깝다고 한다.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단계, 게다가 먹고 마시지도 못하는 단계에 이르러서는 갈증이 고통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에 보호자가 관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요양원이건 병원이건 마지막 단계에 다다른 환자들에게 립밤을 발라주고, 스펀지 등을 물에 적셔 입안을 닦아주면서 수분을 공급하려고 노력하곤 한다.

제니의 마지막과 갈증

아직도 기억이 난다. 제니는 마지막 일주일을 매우 고통스럽게 보냈다. 정신은 혼미했고, 고통에 어쩔 줄을 몰라했다. 힘이 없어 일어나지도 못하는 가운데 고통 때문에 벌떡 일어났다가 넘어지곤 해서 엉덩이와 다리에 멍 투성이었던 기억이 난다. 파인애플 주스로도 해결이 안 되었던 극심한 갈증 때문에 제니는 평소 좋아했던 탄산이 든 음료를 갑자기 찾았다. 정신이 없는 가운데서도 그 음료수의 이름을 말해서 가져다주면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도 벌컥벌컥 마셨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세상을 떠나기 전날에도 갈증 때문에 마시지도 못하면서도 음료를 찾았었다. 그만큼 갈증은 제니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