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가 폐암 4기 골전이 판정을 받고 가장 우려했던 것은 고통스러운 죽음이었다. 제니 말에 의하면 간호사 일을 하면서 가장 고통스럽게 죽는 모습은 폐암으로 인해 숨을 못 쉬어서, 숨 가쁜 증상으로 죽는 것이었고, 가장 고통스러운 통증은 뼈전이로 인한 통증이라고 했다. 제니 어머니가 제니와 비슷한 시기에 유방암에 뼈전이가 되어 돌아가셨기도 하고, 암병동에서 일하면서 여러 환자들을 만나봐서 그 고통과 아픔이 머릿속 깊이 박혀있는 것 같았다. 다행히도 제니는 이 두 가지에서는 그나마 덜 고통을 받는 편이었다. 물론 고통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니가 본 환자들만큼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폐암이건 유방암이건 암 환자들은 암세포에 의해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고, 말기암 환자들은 떨어진 면역력과 악화되는 암세포 그리고 약화되는 몸에 의해 다양한 증상을 겪게 된다. 이 포스팅에서는 제니가 겪은 크고 작은 것들 중 2022년 3월에 나타난 일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Subcutaneous butterfly 피하지방주사 교체시기 증가
제니는 2022년 12월 31일부터 배와 팔다리 등에 피하주사를 꽂고 지냈다. 별 이상이 없으면 1-2주일 까지도 버티는 주사라고 볼 수 있는데, 주변이 빨개지거나, 환자가 통증을 느끼거나, 부어오를 경우 주사를 교체한다. 주사를 교체할 때에는 다른 쪽 배, 팔뚝 또는 허벅지 등 지방층이 많은 곳을 왔다 갔다 하며 겹치지 않도록 교체한다. 제니의 경우 이 교체 시기가 상당히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살이 금방 빨갛게 되거나, 부어오르기도 했고, 제니가 교체 후 10시간 도 안 돼서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교체가 자주 이루어지면서 혹시 이것이 나의 기술적 문제인지 궁금해서 완화의료 간호팀에게 자문을 구했다.
“요즘 너무 자주 갈아야 하는데, 혹시 제가 주사를 잘못 꽂는가 싶어서요…”
“1-2월에는 그런 일이 없었죠?”
“거의 없었죠. 보통 샤워 후에 스티커랑 같이 주사기가 저절로 빠져나와서 교체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가끔 빨갛게 되기도 했는데 그건 1-2주 지나면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것도 주변이 아주 조금만 그러니까 0.5센티미터도 안되게 주사 근처만 빨갛게요. “
”요즘은 금방 부어오르나요? “
”금방 붓기도 하고, 딱딱하게 되기도 하고 또 주변이 크게 빨개져요. 주사기 주변으로 지름이 3센티 되게 빨갛게 변하기도 해요. “
”이게 기술적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걱정되면 우리 팀이 가서 갈아줘 볼게요. 근데 제 생각에는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들 중 하나같아요. “
간호팀은 면역력 저하로 인해 피부에 염증이 더 잘 일어나는 것 같다고 했지만 난 간호팀이 주사를 바꿔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 주사도 하루를 버티지 못했다. 결국 제니가 가장 선호하지 않았던 팔뚝에 주사를 꽂기 시작했다 겨울이어서 긴 팔을 입고 있으니 팔뚝에 꽂으면 약을 줄 때마다 옷을 벗어야 해서 불편했기에 팔뚝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었다.
팔뚝으로 주사를 옮기고 교체 시기가 좀 줄어들긴 했지만 전처럼 1주일 이상 지속되지는 않았다.
봉와직염이 종기/농양이 되다
제니는 2월 즈음 왼쪽 배 주사 자리에 봉와직염이 생겼다. Cellulitis 봉와직염은 처음에는 4-5센티미터 정도 희미한 빨간색이었는데, 점점 크기가 커져갔다. 아마 그때부터 거의 항생제를 달고 살았던 것 같다. 항생제 종류를 바꿔가면서 (Flucloxacillin, augmentin duo, cefalexin) 복용했지만 봉와직염은 나아지는 듯하다가도 다시 더 빨개지거나 부어올랐고 그때마다 항생제를 다시 처방받아서 먹곤 했다.

그러던 3월 21일 봉와직염이 고름이 찬 종기/농양으로 변해있었다. 다시 항생제를 처방받았고, 복용일지에 적힌 것처럼 크기가 얼마나 커지는지 보기 위해 빨갛게 된 곳을 따라 펜으로 표시를 했다.
완화의료팀은 봉와직염과 종기 역시 면역력이 약화되면서 나오는 증상이라고 했다. 항생제가 거의 듣지 않는 것 역시 면역력이 약화되고 몸이 쇠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작은 염증이지만 몸은 아마도 큰 염증인 암과 싸우느라 바쁘고 지친 것 같았다.
소변보는 횟수 감소
보통 사람은 하루에 5-6번은 소변을 본다고 했다. 섭취하는 것에 따라 조금 덜 보거나 더 보기도 하겠지만 평균적으로 소변을 보는 횟수는 대략 5-6회라고 한다. 제니는 이 당시에 암이 생기기 전보다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있었다.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입맛이 살아나서 엄청나게 많은 시리얼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원래 좋아하던 한국 커피는 수시로 마시고 있었고 (하루에 3-4잔) 목마른 증상 때문에 파인애플 주스도 1-2잔 마시고 있었다.
먹는 양은 전보다 많거나 비슷한데 소변보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제니는 아침과 저녁 두 번 정도 보거나 많으면 세 번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완화의료팀은 아마도 신장도 암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 아닐까 조심스러운 추측을 했다. 4개월 전 이미 뼈에도 전이가 되어있었고, 폐암의 특성상 림프절을 타고 여기저기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과한 추측은 아니었다.
팔다리 저림 및 쥐 나는 증상
제니는 이 당시 종종 팔다리가 저리다고 했다. 쥐가 나는 듯하기도 하고, 갑자기 주체할 수 없이 덜덜 떨기도 했다. 쥐 나는 증상 때문에 사 왔던 마그네슘 스프레이를 뿌려 덜덜 떨리는 곳이나 쥐 나는 곳을 마사지해주면 금방 풀리곤 했는데, 떨리는 부위를 보면 마치 전동 의자에 앉아있는 듯 매우 빠른 속도로 살과 근육이 떨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완화의료팀은 이 것 역시 림프절과 신장으로의 전이 때문이 아닐까 추측했다. 제니처럼 이미 기대수명을 넘어서 살고 있는 환자, 특히 치료 대신 증상완화만을 선택한 환자에게 진단을 다시 하고, 영상촬영이나 피검사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기에 서로 조심스럽게 추측만 할 뿐이었다.
그 외의 증상들
이 전 포스팅에서도 자주 이야기했지만 제니는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증상을 가장 힘들어했다. 아마도 가장 좋아하는 독서를 할 수 없어서 더 좌절감을 느꼈던 것 같다. 폐암은 뇌전이가 쉽게 온다고 들었어서 아마도 뇌전이로 인한 증상이겠구나 하는 추측을 할 뿐이었다.
3월 중순이 지나서는 턱이 아프다는 이야기도 자주 했다. 오른쪽 턱이 자세히 보면 조금 부어 보이기도 했는데 워낙 많은 통증약을 복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복용하고 있는 통증약이 이 증상을 완화해 주길 바랄 뿐이었다.
뼈전이가 있었던 왼쪽 허벅지가 감각이 없다는 말도 했다. 왼쪽 허벅지는 뼈전이가 가장 심하게 온 곳이었는데, 암으로 인해서 무감각하거나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조심스럽게 뼈전이가 악화되고 있구나 하고 추측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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