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는 폐암 뼈전이 말기암 환자 제니의 사망 9일 전 니키펌프가 시작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니가 5월 5일 니키펌프를 시작하고 전에는 보지 못했던 다양한 증상들이 한꺼번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포스팅에서는 니키펌프를 시작하고, 오심으로 고통을 호소하다 임종 전 안절부절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사망 9일 전 증상: 니키펌프시작

오전에는 여느 때처럼 클로나제팜, 모르핀, 미다졸람을 일어나자마자 투약했다. 늘 자고 일어나면 숨 찬 증상이 심했고, 움직일 때의 골통도 증가했기 때문에 아침에는 세트로 이 약들을 투약하는 것이 루틴처럼 되어있었다.
이날 오후에는 니키펌프가 시작되어 소량의 모르핀과 미다졸람이 24시간 동안 조금씩 제니의 몸에 투약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서와 비슷하게 자기 전에도 모르핀, 미다졸람, 클로나제팜 세트를 여느 때처럼 투약했다.
한 시 반 정도에 제니가 안락의자에서 잠들었는데 새벽 4시 반쯤 큰 소리가 들려 나가 보니 제니가 거실에서 넘어져있었다. 입고 있던 드레싱 가운을 벗으려고 하다 중심을 못 잡고 넘어졌던 것이었다. 도저히 나의 도움만으로는 일어날 수가 없어서 또다시 앰뷸런스를 불러야 했다.
넘어진 충격 때문인지 목과 허리 통증을 호소해서 모르핀을 투약했다.
이 날은 소변은 한 번만 봤고, 특이한 점으로는 소량의 자궁 출혈이 있었던 것이다.
사망 8일 전 증상: 오심 호소

5월 6일 제니의 사망 8일 전에는 제니의 삼킴 장애가 급격히 한 번 더 나빠진 날이었다. 아침 3종세트 중 하나인 클로나제팜은 파란 용액으로 방울을 떨어뜨려 복용하는 약인데 이 약이 너무 써서 투병 기간 동안 파인애플 조각 위에 얹어 먹다 나중에는 파인애플 주스에 섞어 먹었었다. 이날 아침에도 파인애플 주스에 클로나제팜 몇 방울을 떨어뜨려 먹으려고 했는데 제니가 주스를 전혀 삼키지 못했다. 경구투여용 주사기가 있어서 주사기에 약이 섞인 주스를 담아 입에 2ml씩 넣어주는 방법을 사용해서 클로나제팜을 투약했다.
이 소식을 완화의료팀 수간호사에게 전달했다. 간호사는 이제 경구투여의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그녀의 추측으로는 아마 상당 기간 동안 경구투여된 약이 몸으로 흡수되는 비율이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이야기지만, 이날은 제니가 처음으로 상당한 수준의 오심을 고통스럽게 호소하던 날이었다. 정오부터 새벽까지 6번 정도의 오심약을 투약했지만 제니는 좀처럼 오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와 동시에 제니가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이 계속 목격되었다. 너무 고통스러워해서 차가운 물, 주스 등을 줬지만 삼킴 장애가 심해서 마실 수조차 없었고, 얼음 조각을 줬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미다졸람 투약해서 몇 시간 잠을 잤지만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서 한동안 또 오심을 호소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또 미다졸램을 줘서 잠시라도 잘 수 있도록 도왔다.
특이점이라면 소량의 갈색 물질이 자궁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소변은 한 번 봤고, 섬망증상은 계속되었다.
사망 일주일 전 증상: Terminal restlessness 임종전 안절부절증

미다졸램을 통해 잠에 든 줄 알았던 제니가 내 이름을 크게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6시가 채 안 된 시각이었다. 제니는 안락의자에 앉아 어쩔줄을 몰라했다. 안절부절했다. 얼굴을 찡그렸다 신음을 냈다 몸을 들썩였다. 숨도 차보였고 아파보였지만 아픈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던 그녀가 나를 쳐다보며
“Can you tame ke home?
나 좀 집에 데려가줘…”
라고 말했다. 몇 달을 거실 안락의자에서만 생활하던 그녀를 일으켜 그녀의 방으로 데려갔다. 침대에서 자면 숨 찬 증상이 심해진다며 의자에서만 생활하던 그녀가 순순히 나를 따라 침대에 갔고 순순히 침대 위에 누웠다. 그녀에게 미다졸람과 모르핀을 투약했더니 곧 잠들었다.
아침에 니키펌프 약을 교체하러 온 간호사에게 간밤에 있던 일을 말했지만 미다졸램을 조금 더 넣고 할로페리돌을 추가할 뿐 다른 조치가 없었다. 답답했다. 뭔가 다른 약이 필요할 것 같은데, 미다졸람으로는 뭔가 부족한 것 같은데 완화의료팀 간호사는 PRN으로 미다졸램을 주면 될 것이라고만 했다.
그렇게 간호사가 떠나고 함께 일하던 의사이자 제니의 주치의가 집으로 찾아왔다. 지난 밤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해줬지만 자고 있는 제니를 보더니 간호사처럼 그냥 미다졸람만 주면 되겠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 갑자기 제니가 일어나 지난밤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의사가 보는데서 미다졸램을 줬지만 좀처럼 제니의 안절부절못함이 나아지지 않았다.
밤과 새벽에는 안절부절못한 증상이 극도로 심해졌다. 결국 자정에는 혼자 일어나 걸으려다 넘어졌고, ”쿵 “ 하는 소리에 제니 방으로 달려가보니 제니가 방 침대 옆에 앉아 무릎이 아프다고 했다. 화장실에 가려다 중심을 못 잡고 넘어진 것 같았다. 또 구급차를 불렀다.
제니는 정말 어쩔 줄 몰라했다. 울었다. 옷을 잡아당겼다. 침대보도 잡아당겼다, 이불도 잡아당겼다, 가슴을 부여 쥐었다, 몸을 뒤척이며 어쩔 줄 몰라했다. 너무 안타까웠다. 아파도 인상 조금 쓰다 말던 제니가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다니 뭔가 이상했다. 과호흡을 하고 있었다. 얼굴을 벌게져있었다. 할로페리돌도 줘보고 미다졸람도 또 클로나제팜까지 줘봤지만 잠시 뿐이었다. 두어 시간 이상 잠을 잘 수 없었다.
구급대원이 와서 제니를 일으켜주면서 아무래도 제니가 대변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제니를 일으켜 화장실에 앉히고 그녀의 속옷과 옷을 갈아입히며 큰 패드를 채워줬다. 대변 색은 검었고 설사처럼 물기가 있었다.
이 날은 7일에서 8일 아침까지 투약일지가 연결되어 있다. 그만큼 제니도 나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임종 전 안전부절증 때문이었다. 이 증세는 모르핀, 미다졸램, 할로페리돌 등의 약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한두 시간의 증세 완화만 줄 뿐 환자는 잠을 잘 수도, 휴식을 취할 수도 없었다. 말로 정의할 수 없는 괴로움과 고통 때문에 끊임없는 안절부절 증세로 고통을 받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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