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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4기 뼈전이 말기암 환자 보호자의 병상일지

폐암 4기 뼈전이 환자 완화의료 선택에 대한 암 전문의의 반응

by johnprine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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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는 엄마의 유방암 치료 과정과 죽음, 오빠의 방광암 치료 과정, (그 당시에는 사망 전) 중환자실을 들락날락했던 나날들, 본인이 암병동에서 보아왔던 것들 때문에 완화치료를 선택했다. 어차피 뼈로 전이가 되었다면, 방사선은 골전이로 인한 통증을 줄일 수는 있으나 다른 통증을 가져올 수 있기에, 또 긴 입원을 해야 하기에 거부했다. 항암치료 역시 다양한 부작용 때문에, 삶을 연장시키기보다는 삶의 질을 선택했다. 제니의 가족들은 처음에 50대 초반의 제니가 항암도 방사선도 다른 검사도 더 하지 않겠다는 것에 상당히 놀랐다. 그러나 제니의 오빠가 항암과 방사선 치료로 온갖 부작용을 겪으며 중환자실에서 상태가 점점 나빠지기만 하는 것을 보며, 제니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다. 이 포스팅에서는 제니의 완화치료 선택에 대한 의료진의 반응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 

 

 

 

암 전문의 1: 치료법을 계속 제시 

 

암 전문의는 제니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과 다양한 검사를 계속 제시했다.

펫씨티와 폐기능 검사만 받고 집으로 돌아와 버린 (제니 스스로 병원 문을 박차고 나왔다.) 제니는 다시는 집을 떠나 병원에 입원하고 싶지 않아 했다. 그러나 암 전문의는 계속해서 여기저기 다른 병원을 제시하며 broncoscopy 기관지경 검사를 통한 조직검사를 제안했다. 제니는 집을 떠나서 입원해서 검사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항암치료 자체를 하고 싶지 않아 했기 때문에 검사를 받을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골전이로 인한 통증 완화를 위해 방사선 치료도 제시했는데, 최소 4-6주를 병원에서 머물며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다.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는게 현재 제 상태에서 어떤 의미가 있죠?"

 

"치료, 그러니까 암을 줄여준다는 의미보다는 사실 통증완화에 의미가 있는 거죠." 

 

이 역시 집을 떠나 큰병원에서 한 달 이상 머물러야 하고, 치료가 아닌 통증완화 차원이기에 제니는 거부했다. 

 

마지막으로 제안했던 것은 면역치료였다. 그러나 항암치료 없이 하는 면역치료는 확률이 매우 낮고, 제니의 피검사로 봤을 때 면역치료의 확률은 더 낮아서 제니는 면역치료는 하지 않기로 했다. (밑에서 계속 설명)

 

 

제니가 아무 치료를 받지 않고, 완화의료 팀과 가정방문을 통해 남은 삶을 가치있게 살아가고 싶다고 했을 때, 암 전문의는 더 이상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암 전문의 2 : 완화의료 적극 동의 

 

원래 상담을 받던 암 전문의가 자리를 비운 사이, 제니는 멜번에서 온 다른 암 전문의를 만나게 되었다. 

당시 그 사람과는 면역치료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상담을 하는 날이었는데, 

 

 

"전에 봤던 선생님이 잠깐 휴가를 가셔서 제가 대신 상담하게 되었어요.

면역검사 하기 위해 피검사 하셨죠?

피검사한 결과를 제가 봤어요. 혹시 각종 수치의 의미에 대해 설명 들었나요?"

 

"아뇨. 너무 복잡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고요."

 

"그죠...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 수치가 면역치료 했을 때 효과가 얼마나 있을까예요."

 

"아... 저도 효과에 대한 수치라고는 들었는데...

표적치료 없이는 10% 정도 효과가 있다 그래서, 10%면 작지 않은 확률이라고 생각돼서

검사하고 면역치료를 진행하려고 한 거예요.

게다가 면역치료는 항암치료로 오는 부작용도 거의 없다고 하더라고요." 

 

"아 그러셨군요. 

제가 직설적으로 설명해 드려도 될까요? 

검사상 수치랑 효과에 대해서?"

 

"그럼요. 더 좋아요. 돌려 말하지 말고 정확하게 말해주시면 더 좋아요."

 

"이 숫자가 말하는 의미는 면역치료 효과가 10% 중에서도 3%도 안된다.

즉 효과 자체로 따지면 거의 0%에 가깝다는 거예요. 

그리고 항암치료보다는 물론 부작용은 적은데,

면역치료 역시 온갖 기관에 "염증"  ~itis 은 다 오는 건 마찬가지예요.

아마 구토나 오심, 머리 빠지는 것 정도는 항암처럼 흔하지 않지만 

다른 부작용이 많은 것은 거의 마찬가지라고 보셔도 돼요."

 

"그럼 안 하는 게 맞겠네요. 그죠?"

 

"제가 솔직하게 말하면 하지 않겠다고 하고 나가는 환자분을 붙잡지는 않을 거예요."

 

"그럼 안 할래요. 저희 오빠가 그 부작용으로 죽어가고 있거든요."

 

"저는 암 전문의지만 완화의료 팀과도 일했었어요. 

그런데 정말 솔직히 말하면 완화의료 만으로도, 항암치료 "만큼이나" 때로는 "더 오래" 살아요. 

그것도 항암치료의 온갖 부작용과 힘든 것 없이, 건강하게 말이죠.

그만큼 통증 조절만 잘하면, 적극적인 치료 없이도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주어진 생명을 살 수 있다는 거죠."

 

"제가 원하는 게 그거예요. 한 달 더 사는 것보다, 덜 살아도 병원이 아닌 집에서, 구토하면서가 아니라 먹으면서...

그렇게 살다가 가고 싶어요."

 

"환자의 의견에 동의해요. 아주 적극적으로."

 

 

 

동료 의료진의 반응 

 

제니와 내가 병원에서 일했기 때문에, 제니가 완화의료를 선택했다는 사실은 빠르게 병원을 통해 퍼져나갔다. 

제니는 일하는 병원에서 첫 검사를 받고, 멜버른으로 전원 되었기 때문에, 의료진들은 그녀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고,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해했던 차였다. 

 

제니와 함께 일하던 경험이 많은 의사는, 

 

 

"진짜 똑똑한 결정이야. 내가 암병동을 떠난 이유가 그 독성 물질을 끊임없이 주입해서 결국 그 독성 물질 때문에 죽는 과정을 봤기 때문이야. 정말 상상 이상으로 처참하지. 그런데 환자들에게 별다른 설명도 안 하고, 마치 모두가 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처럼 말해. 마치 안 받는 게 멍청하고 이상한 것처럼." 

 

이라고 말하며 제니의 선택이 현명한 것이라고 몇 번을 거듭해서 말했다. 

 

간호사들도 대부분 같은 의견이었다. 폐에 암세포가 있고, 폐에 물이 차 있고, 척추, 엉덩이뼈, 허벅지뼈 등에 이미 전이가 되어있다면, 항암치료를 통해 "치료"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두어 달 생명 연장을 하기 위해 계속 병원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 그 누구도 "반드시 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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