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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뇌종양

악성 뇌종양 첫 증상과 변화

by johnprine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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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이제 이 블로그에 더 손댈 일이 없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번엔 아빠다. 뇌종양이라고 한다. 악성으로 보이는 종양이 좌측 측두엽에 있다고 한다. 아직 한 달 밖에 안 된 진행 중인 이야기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빠가 어떤 경유로 병원을 찾았고, 증상은 어땠는지, 어떻게 증상이 변했는지, 증상 발현 후 1–2주 간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갑자기 기억을 잃음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빠가 어제 그제 양배추 먹고도 안 먹었다고 우기더니 오늘 점심에는 가족 이름도 고양이 이름도 친구들 이름도 기억을 못 해.”


응급실에 가야 하는 것 아닌가 했는데 동네 내과에 가보고 거기서 응급실에 가라면 가겠다고 한다. 기억이 다 돌아왔기 때문에 아마도 엄마나 아빠나 응급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동네 내과에서는 치매는 아닌 것 같다며 근처 대학병원에 소견서를 써주고 예약도 잡아줬다. 뇌졸중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일주일 후 대학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MRI를 조영제 없이 찍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결과를 보러 갔다. 의사는 보호자만 들어오라고 하더니


“암 같이 보이는 게 있어요…”


라며 조영제를 넣고 하는 MRI를 찍자고 했다. 처음에는 뇌졸중인 줄 알고 조영제 없이 찍었는데 덩어리가 보이니 조영제로 다시 영상을 찍어보자는 말이었다.


순간적으로 기억을 잃었다가 돌아왔기 때문에 미니 뇌졸중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덩어리가 보인다니… 암 같은 게 보인다니…



단어를 떠올리지 못함



그 사이 아빠는 단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일상 속에서 쓰이는 단어도 잘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래도 대화는 가능했다.


같이 사는 배우자와는 소통이 원활한 편이었다. 서로의
습관, 일상, 패턴을 알고 있기 때문에 추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 이외의 사람을 만나면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친구들 만나는 것도, 혼자 병원에 가거나 무얼 사러 가는 것도 자신감리 없어지기 시작했다.


첫 기억 상실 에피소드를 겪고 단 1-2주 사이에 진행된 일이다. 같이 사는 사람은 진행이 빠른 지 모를 수 있다. 러나 전해 듣는 사람은 좀 더 객관적으로 진행 속도를 볼 수 있다.


이해력 저하



단어 찾기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해력 저하가 시작됐다.


늘 당구 유튜브를 보던 아빠가 당구 유튜브를 보면서 이해가 잘 안 된다고 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쿠팡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온 문자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문자는 늘 받던 형태의 것이었지만 이해를 전혀 하지 못했다. 그걸 설명하려던 엄마의 말도 이해하지 못했다.


영상도 문자도 이해하기 힘들어지면서 자존감도 낮아지는 것 같았다. 동시에 걱정은 늘어가기 시작했다. 본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억력 감퇴



자주 가던 가게 이름도, 종종 만나던 사람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마치 지우개로 지워버린 것 같았다. 아주 최근 일도 아닌 기억인데 사라져 버렸다. 어떤 기억이 얼마나 사라졌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대화 가운데서 “그게 누구야?” “그게 어딘데?” 하며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묻고, 전혀 기억해 내지 못할 때에야 일정 기억이 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동시에 늘 하던 패턴도 기억에서 사라진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늘 먹던 땅콩을 먹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소금물 양치하는 것, 일주일에 한 번씩 가던 맘스터치도 기억에서 사라졌다. 맘스터치라는 상호도 기억을 못 했지만 거기에 가고 싶어 하던 마음 - 먹고 싶은 욕구, 먹을 것/맛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 것 같았다.


엄마가 참치김밥을 해주자 (엄마는 김밥을 만들면 무조건 참치김밥을 만든다. 그래온 지 20년이 넘었다.) 아빠는


“우와 이거 진짜 맛있다. 내가 이런 걸 전에 먹어 본 적이 있을까?”


라고 했다.



마무리: 첫 뇌종양 증상 발현 후 1-2주


마치 미니 뇌졸중처럼 기억을 싹 잃었다가 되찾더니,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고, 문자나 영상 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정 기억이 사라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확 나타난다기보다는 2-3일 한 증상이 보이고, 또 다른 증상이 나타나고 그리고 2-3일 뒤 또 나타나는 것 같았다. 마치 계단을 하나씩 내려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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